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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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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무게 80년 90년대, Y2K 밀레니엄의 시작을 알리던 그 시절의 인간관계는 지금보다 훨씬 더 무게 있었다. 관계를 유지 발전시키기 위한 그 시절의 소통은 현재의 것보다 훨씬 간절했다. 하루 혹은 일주일을 기다리는 건 예사였고 연락이 뜸해져도 연락이 끊난다고 생각하질 않았다. 반면, 5G의 속도로 연락이 닿는 작금의 사회관계망 내에선 불특정 다수와도 쉽게 소통하지만 그 의미는 퇴색했다. 애절하고 간절함의 의미는 촌스러운 것 쯤으로 변질되었고 대상은 티비채널 돌리듯 쉽게 대체할 수 있는 콘텐츠 쯤으로 전락했다. 소통이 편리해진 만큼 관계의 가벼움과 모호함은 증가했고 공허함은 늘어갔다. 편리성이라는 이유로 소통의 무게는 점차 가벼워지는 듯 하다. 그럼에도 그리움은 언제나 무겁게만 느껴진다.
오징어회 우리가 음식에 열광하는 이유는 과거의 추억 내지는 그리움이 재료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추억의 음식을 다시 대할 때 그 맛과 향이 진한 향수를 가져온다. 십오년 전 쯤 동해 앞바다엔 오징어 배가 그리도 많았었다. 밤바다를 환히 밝히던 수 많은 불빛들, 오징어를 잡기 위해 바다를 밝히던 배들. 새벽녘이 되어 그 배들이 포구에 들어오면 항구마다 오징어로 넘쳐났다. 한때 오징어는 흔하디 흔한 횟감이었다. 스물스물 기어다니며 찍찍 물을 쏴대던 생물 오징어 한축(20마리)에 겨우 1만원이었다. 회무침이나 쫄깃쫄깃한 바다의 식감을 느끼고 싶을 땐 주저없이 선택하는 횟감이 바로 오징어였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오징어회를 드시고 싶다고 하셨다. 때마침 나도 오징어회가 먹고 싶었던지라 차를 몰고 군데 군데 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