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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무릎과 무릎사이

이보희 안성기 주연의 무릎과 무릎 사이. 억압된 감정 탓에 변태적 음탕함을 그 시대 남자의 시선으로 왜곡되고 야릇하게 그린 영화다. 

고삐리때였던 것 같다. 도대체 얼마나 찐한 영화인가 싶어 비디오 대여점을 찾았다. 미성년자 티 안내려고 스무살 동네양아치 흉내내고자  얼마나 거드름을 피웠던가. 알고도 속아준 대여점 아저씨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끓어오르는 고삐리의 욕정을 잘 알고 있었음이라. 

문제작을 가슴에 품고 비디오가 있는 친구집으로 단숨에 달려갔다. 허겁지겁 숨 돌릴 시간도 없이 늘어질대로 늘어진 비디오 테잎을 꽂았다. 친구들 사이엔 묘한 긴장감이 흘렀고 숱한 무언의 대화가 오고 갔다. 영화가 시작되었다. 오랜시간 뻔데기였다가 막 변태를 시작한 나방처럼 친구들의 몸은 움찔움찔했다.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한놈의 손은 흔들렸다. 추잡한 새끼.

한손으로 거시기를 조물락거리며 티비에 몰입했다. 시끄럽게 떠들거나 영화감사에 방해할 요량이면 한방 칠 기세였다.

당시엔 영화 검열이 심해서 중요한 장면은 칼질이 되어 있었다. 영화검열이 하도 심해 에로티즘은 어느새 이해불가한 변태성욕자의 이야기로 바뀌어 있었다. 뭐....그렇다고 한들 어린노무 새퀴들이 스토리에 신경이나 썼겠나.

여러 사람이 돌려보고 오래 재생된 탓에 늘어난 테입의 저화질은 감질맛만 더했다. 마치, 살색 실루엣만을 보여준 채 실루엣 뒤의 모습을 상상에 맡기는 것과 비슷했다. 보질 못해 답답했지만 신음소리만큼은 말초신경을 충분히 간지럽혔다. 상상이 되어서인가, 더 자극이 되었다.

무릎과 무릎사이는 제목이 던지는 야릇함 때문에라도 당시 고삐들도 몰래 챙겨본 필수 명랑 영화였다. 음란한 상상력을 몹시도 키워준 그저그런 교육용 영화였고 지금 시대에선 성희롱 강간등 문제시되는 영화였음에도 말이다. 그땐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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